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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 회사에서의 관계 : 회사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출처: 네이버캐스트
  • 작성자 : 비움심리상담
  • 작성일 : 2018-08-22
  • 조회 : 1508

회사에서의 관계

회사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직장인들은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보낸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관계의 어려움은 직장을 그만두게 하는 요인들 중 하나다. <출처: gettyimages>

고등학교 시절 옆자리의 친구와 하루 동안 얼마나 같이 있는지 계산한 적이 있었다. 등교시간인 아침 7시부터 저녁 10시, 하교 때까지 함께 했으니 매일 15시간을 같이 보낸 셈이다. 친구는 ‘엄친아’의 전형으로 어떤 것을 해도 나보다 뛰어났는데 이상하게도(혹은 당연하게도) 나는 그 친구와 가깝게 지내고 싶지 않았다.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직장인들도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보낸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이론적으로만) 정해진 퇴근시간을 넘겨 야근으로 이어지거나 업무의 연장이라는 회식을 마치면 녹초가 되기 일쑤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기에 조직의 업무가 나와 잘 맞지 않거나 상사나 외부 업체 직원, 동료와 마찰이 있으면 하루하루가 더욱 힘겹게 느껴진다. 또 학교와 마찬가지로 직장에서도 나보다 뛰어난 동료는 늘 있기 마련이다. 그런 동료와 가깝게 지내고 싶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와 비교하며 경쟁심과 시기, 질투로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한다.

한국 경영자총연합회에서 조사한 2012년 신입/경력사원 채용실태 보고서를 살펴보면 대졸 신입사원 100명중 24명이 1년 내로 퇴사하며 퇴사의 가장 큰 이유는 조직에 대한 적응 실패와 직무적응의 어려움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업무에 대한 불만족과 함께 조직 내에서의 관계의 어려움은 그 어렵다는 취업에 성공하고도 금방 직장을 그만두게 하는 중요한 요인들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회사와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회사와 나와의 관계

회사와 개인의 관계는 크게 업무와 나와의 관계, 조직과 나와의 관계, 조직 내의 동료와 나와의 관계로 생각해볼 수 있다. 조직 상황에서의 인간행동에 대해 주로 연구하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은 회사와 개인과의 관계를 직무만족, 조직몰입, 공정성, 팀워크, 리더십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연구해왔다.

직무만족이란 간단히 정리하면 내가 특정 업무를 하는 동안 즐거움이나 만족을 느끼는 정도를 뜻한다. 개인이 맡은 일에 대해 만족도가 높다면 이는 그 사람뿐 아니라 맞는 자리에 그를 채용한 조직의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일을 배우는 동안이나 실제로 하는 내내 고통스럽다. 돈이라도 많이 주면 좋겠지만 그럴 리 만무하고 일자리 또한 안정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근무시간마저 길다면 머릿속에 ‘이렇게 계속 살아야 하나’하는 고민이 떠나질 않는다. 술자리에서 이런 고민을 털어놓기라도 하면 업무에 적응 못하는 사람으로 여겨져 상사나 동료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고 이러한 좋지 못한 평가는 다시 자신의 직무만족도를 떨어뜨리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회사는 교육이나 단체 활동을 통해 회사와의 일체감을 가지도록 시도하지만, 불안정한 고용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는 직원에게 조직에 대한 높은 몰입도를 기대하긴 힘들다. <출처: gettyimages>

회사와 나와의 관계에서 조직몰입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조직몰입이란 ‘회사가 곧 나’, 즉, 회사가 잘되는 것이 곧 내가 잘 되는 길이라고 여기는 것과 같은 일체감 정도를 뜻한다. 만약 이 회사 생활에 만족하고 회사를 떠나는 것이 손해라고 여길수록(‘나는 이 회사에 다니는 게 자랑스러워. 그리고 다른 곳에 가봐야 더 잘 대접 받기 어려울 거야’), 조직에 대한 몰입도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조직 몰입이 높은 직원이 더 일도 열심히 하고, 업무 성과도 높을 것이라 기대하며 이러한 직원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종업원의 입장에서는 조직몰입을 하고 싶어도 잘 안 되는 상황인 경우가 많다. ‘정년 보장’은 소수의 직장에 다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이며 비슷한 직종에 나보다 훨씬 나은 조건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회사는 교육이나 워크숍, 단체 활동을 통해 회사와의 일체감을 가지도록 시도하지만 불안정한 고용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는 직원에게 조직에 대한 높은 몰입도를 기대하긴 힘들다. 이에 대한 애플의 대처방식은 흥미롭다. 애플은 직원들에게 평생 고용은 애플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지만 우리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안은 어디에도 없는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자고 이야기한다. 즉, ‘내가 현재 애플에서 일한다’라는 태도를 통해 조직에 대한 몰입을 심어주는 것이다.

회사가 가족과 다른 이유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내가 하나 주면 너도 하나 줬으면 하고, 내가 호의를 표시하면 상대방도 나에게 호의를 표시하길 바란다. 나는 나이가 많든 적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한다. 그렇게 하면 대부분의 경우 마주 인사를 한다. 하지만 건성으로 마지못해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 한두 번 정도야 바쁘려니, 못 들었으려니 하지만 그런 태도가 세 번 정도 계속되면 나도 그 사람한테는 인사하지 않는다. 관계는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공평함을 기대한다. 이는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직 공정성은 직원이 일을 하면서 ‘이 회사에서 공정하게 성과나 결과에 대해 평가받고 있다고 느끼는가? 어떤 일이 진행될 때 절차가 올바르게 진행된다고 느껴지는가?’ 등에 대한 개인적 판단이다. 이러한 주관적인 조직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조직에 대한 나의 태도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인데, 이것은 회사와 내가 노동의 제공과 그 반대급부인 급여를 통해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공평함을 만들어 나아가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지각할수록 주어진 일만 하고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업무 외 활동도 기꺼이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잘못된 처우를 받는다고 생각되거나, 절차상 의문이 있고, 문제를 제기할 소통의 여지가 마련되어 있지 않거나 추후 수정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진다면 조직에 대한 애착이나 헌신을 기대하긴 어렵다.

예를 들면, 
- 일을 내가 더 많이 했는데, 평소 상사에게 잘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나한테 일을 다 떠넘기는 A가 상사로부터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 B보다 학벌이 떨어져서 그런 걸까? 나에게는 내 역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 좋은 결과는 상사의 몫이고, 잘못이 발견되면 직원이 한 것이다.
- 같은 일을 하는데 내 급여가 훨씬 더 적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거나 묵과되는 조직의 경우 구성원들이 공정하다고 느끼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특별히 문제가 없는 수준에서 적당히 일한다거나(잘해봤자니까…),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을 찾아 틈만 나면 구직 사이트를 뒤적인다거나, 중요하고 힘든 업무를 서로 미루는 것과 같이 조직의 수행이 저하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직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조직에 대한 나의 태도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반면 가족 관계는 이러한 공정성에 대한 판단이 적용되지 않는다.
<출처: gettyimages>

반면 가족 관계는 회사 내의 관계와는 달리 이러한 공정성에 대한 판단이 적용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관계에서만큼은 전혀 합리적으로 여기지도 않고 공정하게 지각되지 않더라도 기꺼이 헌신한다. 만약 그 성과가 어떠할지는 전혀 모르지만 지금부터 25년간 매달 몇 십만 원 혹은 그 이상씩 투자하라고 권유받는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누구도 이러한 묻지마 투자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이러한 투자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자녀에 대한 헌신이나 부모에 대한 효는 투입과 산출로 계산하는 분배 공정성 측면에서 보자면 명백한 불공정거래이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의 관계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기대하긴 어렵다. 회사는 나와 노동력과 임금 지급의 계약을 맺고 서로 성실히 계약관계를 이행해갈 것이라는 암묵적 신뢰를 실천하는 관계이다. 만일 회사가 구성원에게 가족과 같은 헌신을 기대하거나 요구한다면 구성원들은 지나친 부담감과 불합리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또한 구성원들이 회사에 대해 가족과 같은 대우를 기대하거나 요구하더라도 회사는 이를 충족해 줄 수 없다.

모두가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만 막상 ‘우리 가족의 현재 모습은?’ 하고 떠올리면 현실은 조금 다를 수 있다. 혈연관계인 가족이 이럴진대, 계약관계로 맺어진 회사에서 가족같은 관계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것일 수 있다. 우리는 조직 내에서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갈등이 있어도 원만하게 해결하고 결단력 있고 책임감 있는 리더를 갖기를 원한다. 또한 서로 부족한 점을 격려하고 함께 노력하는 팀원들과 함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꿈꾸고 싶어한다. 하지만 책임감은 없지만 독선적인 팀장 아래, 그런 팀장의 눈치만 보면서 무임승차하는 팀원들로 가득한 곳에서 일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회사 내에서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때론 직장을 그만두기도 한다. 조직 내 관계는 너무나 복잡하여 한두 가지로 설명하거나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지만 분명한 것은 구성원들 간의 관계는 회사 존재의 이유가 아닐뿐더러 개인이 회사를 다니는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

가족 내에서 가족 구성원들과 잘 지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족은 그 자체로서 존재의 이유가 되기도 하며 구성원들 간의 관계가 바로 가족의 본질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앞선 글에서도 재차 언급했듯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여러 사람들과 두루 잘 지내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회사는 나의 노동을 통하여 이익을 창출하고 구성원인 나는 생계를 유지하며 서로의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계약 관계이다(회사는 내가 구성원들과 가까이 잘 지낸다고 돈을 주진 않는다). 따라서 조직 내 관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무감각해질 필요도 있다. 회사는 또 하나의 가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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